아마호로! 안녕하세요?
행복한 새해 보내고 계신지요?
2023년 한 해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들께서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신 덕분에
저희가 부룬디에서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2022년도 12월 소식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보통 2-3달치 사역 내용을 모아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한 달치 소식이라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용을 적다보니 여러 달치 소식이나 한 달치 소식이나 분량에 있어서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그만큼 부룬디에서의 사역이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이고
매월 반복되는 사역이 많아진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부룬디에서 매일, 매주 또는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역으로는
1) 어린이 돌봄 센터,
2) 장애인 예배,
3) 장애인 직업 교육(봉제, 컴퓨터 등),
4) 아리랑 태권도장,
5) 우무초 합창단 모임,
6) 한센인 모임,
7) 중증 장애인 돌봄,
8) 장학생 정기모임,
9) 목회자 세미나,
10) 집짓기 사역,
11) 임산부 돌봄 사역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정기적인 사역이지만 자주 진행되는 사역으로는
1) 태양광 시설 설치,
2) 식수 시설 설치,
3) 취약 계층에 식량 지원,
4) 헌옷 등의 기부 물품 나눔,
5) 부룬디 태권도협회 세미나/승단심사,
6) 교회 건축 지원,
7) 학교 교실 건축,
8) 주일학교 교사 세미나,
9) 어린이 부흥회 등이 있습니다.
2023년 1월부로 부룬디에 이사온 지 만 10년이 되었고,
부룬디 선교를 준비한 기간까지 합치면 어느덧 1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제 부룬디 선교사역의 방향이 어느 정도 정해졌고,
그런 방향으로 사역이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진행되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 판단이 됩니다.
앞으로의 10년도 여러분들께서 계속 기도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다면
선교의 좋은 열매들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제 12월에는 어떤 사역들이 있었는지 먼저 간략히 살펴볼까요?
이번 달은 성탄절과 연말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역 외에 특별한 사역들이 더 있었습니다.
성탄절을 맞아 가툼바 마을 청소년 축제를 열었고, 취약 계층에게 식량을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부룬디 태권도협회와 협력을 다시 시작하여
국기원 승단심사와 태권도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소식은 아래에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내용이 길지만 사진이 대부분이니,
빠르게 손가락을 샥샥 움직이셔서 끝까지 다 읽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
1. 가툼바 마을 청소년 축제(Gatumba Youth Festival) 소식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거의 대부분의 교회에서 '문학의 밤'이라는 행사를 했었습니다.
교회별로 이름은 달랐어도 내용은 비슷비슷 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호산나의 밤'이라는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습니다.
중고등부 학생들이 직접 연극, 꽁트, 중창, 뮤지컬, 악기 연주, 시낭송, CCD 등을 준비해서
타 교회 다니던 친구들과 비 기독교인 친구들을 교회로 초청하곤 했습니다.
우리 우무초 합창단 청소년들과 이번 성탄절을 어떻게 의미있게 기념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성탄절 공연을 준비하여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하는 자와 공연을 보는 자로 나눌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루씨와 저는 가툼바 마을에 있는 7개 교회의 청소년들과 함께
'문학의 밤'을 준비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각 교회 청소년들이 성탄절을 주제로 한 연극, 시낭송, 춤 등을 각자 준비하고,
거기에 우무초 합창단도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하여,
한 장소에 모여 서로의 공연을 함께 보고 성탄절을 함께 기념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 달 동안 루씨, 서수련 전도사님, 김민혁 전도사님
그리고 우무초 합창단이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12월 24일에 드디어 제1회 가툼바 마을 청소년 축제가 열렸습니다.
가툼마 마을에 있는 7개 교회에서 100명의 청소년들이 샬롬장애인센터에 모여
각자 준비한 공연을 하고 서로의 공연을 감상하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즐거워하고 축하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사진으로 감상해 보실까요? ^^
문학의 밤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행운권 추첨이겠죠?
마침 한국에서 보내주신 컨테이너가 도착을 해서,
그 안에 들어 있었던 여러가지 선물들을 행운권 추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학용품, 가방, 축구공, 기타 등등.
부룬디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을 행운권 상품으로 나눠주니 성탄절의 기쁨이 배가 되었습니다. ^^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각자의 배경과 이해 안에서 참신한 방법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각각 다른 표현 방식으로 공연된 7개의 연극을 보는 것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도 성탄절에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문학의 밤은 이렇게 잘 끝났습니다. ^^
우리 기독교 청소년들이 교단과 교회를 초월하여 서로 교제하고 연합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래서 이들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될 때,
부룬디 교회가 서로 연합하고 협력하여 함께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에 낼 수 있길 기도합니다.
2. "헬프! 부룬디" 컨테이너 도착 소식
2022년 8월-9월에 한국에서 정성껏 모아주신 후원물품이
12월 21일에 드디어 부룬디 가툼바 협동조합센터에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9월 29일에 컨테이너를 부산항으로 보냈는데,
머나먼 바닷길과 약 1600km의 내륙 운송을 거쳐,
거의 3달 만에 컨테이너가 우리 센터에 도착 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부룬디에서의 면세 절차도 순조롭게 잘 진행이 되었고,
탄자니아 다레살람부터 부룬디 부줌부라까지 운송도 잘 되었습니다.
가툼바 협동조합센터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어 수많은 물품들을 꺼내 보면서,
한국의 후원자 분들께서 얼마나 이 사역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해 주셨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물품들을 받고 기뻐하실 부룬디 분들을 떠올리며 기쁨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물품을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또한 후원 물품을 정리, 분류, 적재 하느라 큰 수고를 해주신 운정 프렌즈 합창단원과 학부모님들 및 거룩한빛운정교회 성도님들, 풀향기교회 성도님들, 그리고 텐포원 한국 본부 동역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컨테이너가 정말 도적같이 아무 기별 없이 갑자기 가툼바 센터에 도착을 해서,
짐을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는데요,
마침 우무초 합창단이 센터에 와서 연습을 하고 있던터라
합창단원들의 도움을 받아 짐을 수월하게 내릴 수 있었습니다. ^^
샬롬장애인센터에 둘 장애인 분들을 위한 소파 세트와 침대 매트리스,
작년에 가져온 컴퓨터 본체와 짝을 이룰 모니터들,
태권도 매트와 띠, 그리고 음향 장비들,
그밖에 사역에 필요한 물품들이 꼭 필요한 때에 도착을 해주었습니다.
새해부터 열심히 필요한 곳에 물품을 나누고자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 물품이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3. 임산부 사역 소식
부룬디는 출산률이 높은 국가 입니다.
2020년 세계은행 자료 기준으로
가임기 여성 한 명 당 5.24명의 아기를 출산하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도 높은 축에 속합니다.
그런데 유아 사망률도 동시에 높습니다.
2019년 세계은행 자료 기준으로 3.99%의 영유아가 사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산모가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 임산부 돌봄 사역은 가툼바 마을과 루사카 마을, 이렇게 2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툼바 마을에서는 임산부 보건 교육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고,
시골 지역인 루사카 마을에서는 보건 교육 외에 산모들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병원비 지원과 식량 지원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이번 12월 3일에 루사카 마을 모자 보건 사업 종료식에 참석했습니다.
매년 사업년도가 8월에 시작해서 7월 경에 끝나는데,
2021-22년도 사업의 종료식이 좀 늦어졌습니다.
사업 종료식 때 엄마들에게 생계에 보탬을 드리고자 염소를 분양하려고 했는데,
요즘 전염병과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염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종료식에 우리 텐포원 해외봉사단원들과 동행했습니다.
쉐키나 센터의 대표님과 직원들이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쉐키나 센터는 우리 텐포원의 멋진 현지 파트너 입니다.
텐포원은 본 사업에서 행정 업무 및 대 부룬디 정부 관련 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고,
루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쉐키나 센터는 현장에서 임산부들을 만나고 교육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6년 째 재정을 후원해 주고 있는 대구동신교회는 든든한 후원자 입니다.
이렇게 세 기관이 협력하여 루사카 마을에서 모자 보건 사업, 임산부 돌봄 사업을 6년 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루사카 마을에 가는 길에 한국에서 보내 주신 옷들을 차에 가득 싣고 갔습니다.
50명의 엄마들에게 옷을 여러벌씩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루사카 마을은 항상 날씨가 많이 쌀쌀해서 두꺼운 옷을 가지고 갔습니다.
염소도 지원 받고, 옷도 선물로 받은 50명의 엄마들이 엄청 행복해 하셨습니다. ^^
점점 부룬디 정부, 특히 지역 보건부처의 간섭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행정적으로 임산부 사업을 방해하면서, 노골적으로 금품 지원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2022-23년도 사업이 많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기도가 필요합니다. 계속 기도 부탁 드립니다. ^^
4. 장애인 사역 소식
부룬디에서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 사역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매월 장애인 예배 및 세미나,
2) 중증 장애인 돌봄,
3)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 교육.
장애인 예배에는 보통 80명의 장애인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달 첫번째 화요일에 샬롬장애인센터에서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자립을 위한 세미나를 2부 순서로 하는데 종종 제가 하거나, 가끔은 외부 강사를 모시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배 후에는 정성껏 준비한 점심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있습니다.
약 80명의 장애인 분들을 대표하는 운영위원회가 조직이 되어 있어서,
장애인 분들이 직접 예배를 준비하고, 헌금을 모아 어러운 장애인 분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배 드리기 위해, 멀리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비포장 도로를 걷거나 휠체어를 타고 우리 센터까지 오시는 분들을 보며 저도 많이 도전을 받습니다.
중증 장애인 돌봄 사역은
매월 정기적으로 중증 장애인 가정에 심방하여 말씀을 전하고 식량을 지원하는 사역 입니다.
파르페 전도사님이 이 사역을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단기보호 사역을 시작 하려고 합니다.
샬롬장애인센터에 방 2개를 만들어 놓았는데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계속해서 중증 장애인분들이 센터에 머무시는 동안,
우리가 식사 제공해 드리면서 그분들을 돌봄는 사역을 하려고 합니다.
중증 장애인 대부분이 환경이 좋지 못한 집에 계실 뿐 아니라
가족들이 항상 옆에서 지켜보며 그분들을 돌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희가 평일이라도 그런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이 사역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12월 18일에 저희가 섬기고 있는 중증 장애인 네 분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몸이 불편해서 그동안 세례를 받을 엄두를 못내고 계시다가,
이번에 저희 사역자들의 도움으로 탕가니카 호수에서 세례를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아주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항상 집에만 있던 분들이 오랜만에 외출을 할 수 있어서 기뻐하기도 했지만,
기독교 국가이다시피 한 부룬디에서 세례를 받는 것의 의미는
어린이가 성인으로 인정 받게 되는 성인식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뜻깊은 일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더욱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세례를 받은 Rusi 자매의 아버지께서 세례 받은 다음 날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가시기 전에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Rusi 가정이 참 안쓰럽습니다.
이제 어머니 혼자서 Rusi와 4명의 다른 자녀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Rusi 가정에 심방을 가서 엄마와 Rusi 자매를 위로 했지만, 돌아 오는 발걸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집 월세 10만프랑(약 3만원)과 여섯 가족이 먹을 식량을 구하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합니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일은 Rusi 가정에선 우선 순위에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빈부 격차와 같은 경제적 불평등의 최전선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Rusi 엄마가 우리 텐포원 부룬디 사무실의 청소를 할 수 있게 하여
생활비를 벌 수 있게 돕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재정 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게 채용한
우리 텐포원 부룬디 지부의 유급 사역자들의 수가 벌써 15명이 되었고, 이내 17명으로 늘어날 듯 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 장애인 사역은 '직업 교육 사역' 입니다.
12월부터 지원자를 받아 컴퓨터 워드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MS 워드로 문서를 잘 만들 수 있게 교육을 하여,
그분들이 지방 관공서 근처에서 행정 문서를 작성하는 직업을 가지게 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샬롬장애인센터와 가툼바 협동조합센터에 컴퓨터실을 만들어서
총 10명의 장애인분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태양광 전기 시설의 용량 한계로 인해, 한 교실에 컴퓨터를 3-4대 밖에 설치할 수가 없어서,
컴퓨터 교실을 총 3개 반으로 나눴습니다.
그래서 한 반은 제가 맡고 다른 반들은 각각 김민혁 전도사님과 이지형 선교사님이 각각 맡았습니다.
중도 포기한 분들이 있어서
앞으로 두 개의 반으로 운영하게 될 것 같은데요,
8명의 학생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 우리 센터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왔다 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장애인 봉제 교육도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면 제1기 수업을 마치게 됩니다.
중도에 (적성에 안 맞아서) 그만 두신 분들도 있지만,
세 명의 장애인 분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통역을 맡은 파스칼 목사님과 마담 레베카(동역자 사무엘의 아내)도 봉제 교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강사로 수고 하고 있는 루씨와
다섯 명의 참가자들에게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
성탄절을 맞아 장애인 예배 참석자 분들에게 조그만 성탄 선물을 준비해서 나눴습니다.
부룬디 가정에서 주로 먹는 콩, 쌀, 기름, 소금을
예쁜 봉투에 담아 89명의 장애인 분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다들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
물론 나눠드리는 저희도 많이 기뻤고요.
요즘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부룬디는 그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나라일수록 외부 요인에 크게 좌지우지 되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적어도 올해는, 배고픈 가툼바 마을의 장애인 분들에게
마음 편히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할 수 있어서 다행 입니다. ^^
5. 태권도 사역 소식
2022년 12월 30일은 부룬디 태권도협회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날 중 하나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룬디에 태권도가 보급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국기원 승단심사를 개최하여
부룬디 수련생들이 국기원 단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에 목원대학교에서 태권도 시범단이 부룬디에 방문했을 때 무시험으로 국기원 1단 단증을 수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제가 운영하고 있는 아리랑 태권도장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국기원 승단심사를 열어 단증을 수여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부룬디 태권도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연 승단심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승단심사를 돕기 위해 르완다에서 활동 중인
해외 정부파견사범 정지만 사범님이 부룬디에 오셨습니다.
승단 응시자 대상으로 기본 동작과 품새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해 주시고,
승단 심사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아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정지만 사범님께 부룬디 태권도협회를 대신하여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이번 제1회 승단심사에 총 33명이 응시를 하였는데,
그 중 25명이 합격을 하고 8명은 아쉽게 불합격 되었습니다.
부룬디 체육부 장관이 해당 부처 서열 3위인 자문위원을 파견하여
이번 승단심사를 축하하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부룬디 태권도협회의 1년 예산은 1백만 프랑(원화로 40만원) 입니다.
부룬디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금액이 1백만 프랑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협회의 모든 임원들도 자비량으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회가 훈련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
승단 심사 직전까지도 적당한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샬롬장애인센터에서 승단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거리가 먼 단점은 있지만, 33명을 심사하기에는 딱 좋은 크기였습니다.
부룬디 공영 방송국(RTNB)에서 뉴스로 태권도 승단심사를 보도 했습니다.
바로 위에 해당 뉴스 영상을 첨부해 드립니다. ^^
저도 오고 가면서 기웃거리다가 얼굴이 잠깐 나왔습니다.
그리고
승단심사 전 3일 간 기본동작, 품새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27명이 개근했고 모두 열심히 참여 했습니다.
개근한 수련생 모두에게 한국에서 보내준 태권도 도복을 기념품으로 나눠주었습니다.
그런데
태권도 용어가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현지 분들은 그 의미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 동작들을 따라하긴 하지만 어색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좀 더 정확하게 태권도 동작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이런 세미나를 열어야겠다 싶고,
그러기 위해서 저도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르완다 태권도협회에서 주최하는 승단심사에 응시하기 위해서 르완다 키갈리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계속 태권도를 수련하고 배워야
부룬디에서 태권도를 잘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20-30대 젊은이들과 함께 40대 아저씨가 승단 심사에 응시하려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응시한 분들이 잘 배려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무사히 승단심사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부룬디에 돌아온 뒤 며칠 후에 5단 승단심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
심사 위원께서 잘 봐주셔서 합격한 것이겠지만, 앞으로 5년 후에 6단에도 응시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
부룬디와 르완다 사이의 육로 국경이 마침 이번에 개방이 되어서 쉽게 르완다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양국 사이의 정치적인 문제와 코로나 대유행으로 최근 몇 년 간 국경이 굳게 닫혀 있었지만, 이번 10월부터 국경이 다시 열리게 되어서 우리 텐포원 한인 동역자들과 함께 차를 타고 키갈리에 다녀왔습니다.
부룬디에서 르완다까지 가는 길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파란 하늘에 푸른 나무들... 그리고 심심치 않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동료들...
무엇보다도 키갈리 나누리 센터의 선교사님들이 환대해 주시고 잘 대접해 주셔서 르완다에서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5단에 응시하면서 A4 용지 10장 분량의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부룬디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고민했던 내용들을 논문에 담았는데요,
태권도의 근본 정신인 "극기와 홍익"
즉,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자기 부인과 이타적인 사랑"이 이 개념과 많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나를 이기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기심, 즉 욕망을 비우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자기 십자가를 내려 놓고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려는 자기 비움(자기 부인)이
태권도의 정신과 일맥 상통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자신을 비운 자리에 주님을 채운다는 점에서 태권도와 기독교의 정신이 다르겠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즉 이타적인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것은
그 동기에 있어서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제자의 길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부룬디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주님의 명령인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와 같은 이타적인 사랑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태권도는 훌륭한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하면서 더 열심히 사역하겠습니다. ^^
여러분들께서도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어린이 돌봄 센터 소식
어린이 돌봄 센터(=쎄쎄쎄)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열심히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서수련, 김민혁 전도사님이 월요일과 화요일에 여러가지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잠시 감상하고 가실께요~^^
이번 달 23일에는 성탄절을 맞아 성탄 선물을 예쁘게 준비했습니다.
루씨와 한국인 동역자들이 함께 예쁜 성탄 양말을 만들고,
거기에 맛있는 과자를 넣어 선물 꾸러미를 만들었습니다.
과자 구입 비용을 지원해 주신 영문교회 유초등부 어린이들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한국에서 온 컨테이너에 아이들을 위한 인형과 장난감이 들어 있어서,
우리 쎄쎄쎄 어린이들에게 하나씩 골라 가지게 했습니다.
추첨을 해서 순번을 정하고, 한 사람씩 나와 가지고 싶은 인형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변신 로보트를 아이들이 제일 좋아라 할 것 같아
로보트가 제일 먼저 선택되리라 예상을 했지만,
부룬디 어린이들의 관점에서는 로보트는 후순위였나 봅니다.
결국 로보트 장난감은 한참 후에나 선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
쎄쎄쎄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동역자 모두 덩달아 기뻤습니다.
선물을 나눠주기 전에 제가 짧게 어린이들에게 말하길,
성탄절은 "나만을 위한 게 아니고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고 했는데,
얼마나 우리 아이들이 이해를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
개인적인 신앙 고백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한 예수님, 즉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는 신앙을 우리 어린이들이 갖기를 소망해 봅니다.
쎄쎄쎄 졸업생들과 모임을 매달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12월 24일에 동일한 말씀을 쎄쎄쎄 졸업생 장학생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래도 한 두 살 더 먹었다고 '우리 모두를 위한 성탄절'에 대해 나름 이해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
두 손을 모으고 우리 모두를 위한 성탄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이렇게 가툼바 마을의 어린이들과 함께 기쁨이 가득한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
여러분들도 메리 크리스마스 되셨는지요? 🎄🥰
7. 식수 시설 설치 사역
지난 번 소식에서 부기조 마을과 가툼바 마을에서 식수 시설을 설치했던 사역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달에도 부기조 마을의 또 다른 곳에 식수 시설을 설치하는 중에 있고,
가툼바 마을의 다른 두 지역에서 식수 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식수 부족으로 부룬디의 시골 마을은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하나님께서 후원자 분들을 보내주셔서 2022년 하반기에는 식수 시설 설치 사역을 많이 하게 하시네요.
위 사진들은 가툼바 마을에 물탱크를 설치하는 모습입니다.
기존에 있던 수돗가가 많이 노후되고, 수돗물 공급이 원할하지가 않아서,
수돗가를 정비함과 동시에 물탱크를 설치하여 물이 공급 될 때 물을 저장해 놓았다가,
단수가 되었을 때에도 식수를 주민들이 받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부줌부라에서 6시간 이상 떨어진 부기조 마을은 너무 오지여서 수돗가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험한 산길을 굽이굽이 한참 동안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차량의 접근이 쉽지 않은데요,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공사 재료 운반을 도와주고
상수도관을 묻는 작업에 함께 해 주셔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사를 하고 있는 가툼바 마을의 식수시설 2곳과
부기조 마을의 한 곳은 고 최계숙 성도님을 기억하며 가족분들이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물이 없는 곳과 부족한 곳에 귀한 후원을 해주신 후원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8. 서수련 전도사님의 귀국 소식
2022년 2월 초부터 약 1년 간 부룬디에서 열심히 디아코니아 선교 사역을 감당해 주신
서수련 견습선교사님이 임기를 잘 마치고 2023년 1월 4일에 한국으로 귀국 하셨습니다.
서수련 전도사님은 텐포원 해외봉사단원 겸 PCK 총회파송선교사의 신분으로
부룬디에서 어린이돌봄센터에서 교육활동을 매주 진행하였고,
우무초 청소년 합창단의 연습을 도우며 반주와 안무 및 한국어를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장애인/한센인 돌봄사역, 태양광 전기시설 설치 사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저희 사역을 훌륭히 도와주셨습니다.
연말을 맞아 우리 텐포원 직원들과 회식 자리를 가지면서
서수련 전도사님의 환송회도 같이 진행을 했습니다.
부룬디 사역자들 모두 진심으로
서수련 전도사님의 노고에 감사하고 한국에서의 앞날을 축복하였습니다.
한국에 귀국 한 뒤에 신학대학원 2학년에 복학을 하고,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부룬디의 경험이 서수련 전도사님의 앞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
우리 텐포원 한인 식구들이 공항에 배웅을 나갔습니다.
부룬디 시간으로 1월 4일 오후 5시에 출국을 했는데,
한국시간으로 1월 6일 오후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귀국길까지 고생을 하셨네요. ^^;;;
잘가요~ 서수련 전도사님~~
견습선교사 제도를 통해
신학생들이 선교 현장에서 봉사하며 선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PCK 총회 세계선교부와 장로회신학대학교,
그리고 장신선교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
9. 기타 여러가지 소식
1) 장학사역 월간 교사 모임
장학사역을 돕고 있는 각 지역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텐포원의 교육파트 담당자인 비올렛 선생님이 성실하게 모임을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2) 파르페 전도사님의 득남 소식
중증 장애인 돌봄 사역을 맡고 있는 파르페 전도사님의 가정에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우리 텐포원 동역자 모두 파르페 전도사님 가정에 방문하여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편을 통해 한국에서 구입해서 가져온 아기 옷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도합니다. ^^
3) 차량 고장 소식
부룬디 사역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는 차량은 200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벌써 나이가 22살이 훌쩍 넘어버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냉각수를 부어도 부어도 계속 모자르고, 차량 하체에는 오일이 뚝뚝 새고...
이번에 르완다에 다녀오다가 오버히트로 차량이 서버렸습니다. ㅠ.ㅠ
아무래도 올해 다른 차량을 구입해야 할 듯 합니다.
차량 구입비가 채워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4) 부룬디 생활 모습
가툼바 협동조합센터에서 거주하고 있는 두 분 전도사님이
샬롬 장애인센터로 출근하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봤습니다.
이제는 이 모습도 안녕이네요.
한국에서 보내주신 컨테이너에 자전거가 여러대 들어 있어서,
이제는 그 자전거를 출퇴근에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
5) 성탄 인사 드립니다.
늦은 감이 많이 있지만, 우리 우무초 합창단 청소년들이 성탄 인사를 준비했습니다. ^^
2022년 한 해 동안 부룬디 선교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신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번 달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3년 한 해 복 많이 누리시길 바랍니다. 올 해도 잘 부탁 드립니다. ^^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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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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