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호로! 안녕하세요?
행복한 여름 보내고 계신가요? ^^
저희도 부룬디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5월 초에 가툼바 마을로 이사를 왔는데요,
어느 정도 여기 환경에 맞추어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수돗물이 거의 공급이 되지 않아서 하루 3L의 물로 샤워를 하고,
설겆이 한 물을 모아 화장실에서 사용해야 해서 조금 불편합니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1.1km 떨어진 샬롬센터에는 수돗물이 며칠에 한 번씩 공급이 되는데,
거기서 깨끗한 물을 구해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한 건물에 사는 좋은 이웃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얼마 전에는 다 같이 한국 음식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
단독 가구가 대부분이지만, 우리 센터에 저희 포함해서 총 여섯 가정이 같은 건물에서 삽니다.
부룬디는 6월부터 건기에 접어들어서 요즘은 비교적 시원했습니다.
이제 곧 우기가 시작될 것 같은데요, 습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네요.
비가 오면 탕가니카 호수와 루시지 강이 다시 넘칠까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심 우기가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서바이벌 하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네요. ㅠ.ㅠ
지난 세 달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6월에는 스위스 바젤에 출장을 다녀 왔지요.
7월에는 우무초 합창단 연주회 준비를 열심히 했고요,
8월에는 음악회 개최 및 장학사업을 중점으로 사역을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부룬디 사역 소식을 아래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실꺼죠? ^^
1. 우무초 합창단 연주회
우무초(=빛) 청소년 합창단은 벌써 창립 4주년이 되었습니다.
2020년 8월에 가툼바 마을의 청소년 25명과 함께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아이들이 주로 작은 초등학생이어서 '어린이 합창단'이라고 불렀지요.
그런데 어느덧 애들이 쑥쑥 자라서 몇몇은 이미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우무초 '청소년' 합창단이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
우무초 청소년 합창단은 장학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이 되었습니다.
저희 장학사업의 핵심은 학생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관계를 통한 전인격적인 교육'인데요,
한 달에 한 번씩 학생들을 만나는 것보다 매주 여러번씩 자주 학생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그들의 삶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합창단을 만들기 보다, 5차원적인 부분(지식, 선한마음, 건강, 자기관리, 신앙)에서 골고루 성장하는 학생이 되도록 하는 게 우무초 합창단 사업의 핵심입니다.
올해에도, 감사하게도, 행정안전부의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어 우무초 합창단 연주회를 위한 예산을 지원 받게 되었습니다.
'평화의 메세지를 노래하는 한국-부룬디 연합 합창'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음악가분들이 부룬디로 와서, 우리 우무초 합창단과 함께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테너 조태진 선생님,
소프라노 임지은 선생님,
바이올린 이지혜 선생님,
그리고 매년 부룬디에 오셔서 합창단을 지도해 주시는 이문기 지휘자님,
반주자 조하은 선생님,
영상감독 이경일 선생님,
그리고 텐포원과 부룬디 사역의 오랜 후원자인 박정임 권사님.
이렇게 일곱 분이 부룬디에 오셔서 우무초 합창단과 함께 멋진 연주회를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김포시립여성합창단과 올해도 함께 합창동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제목은 '성프란시스의 기도'(Prayer of St. Francis of Assisi)인데요,
한국과 부룬디의 두 합창단이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고,
또 요즘 같이 전쟁과 분쟁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평화의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땡볕 아래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느라 머리가 좀 익었습니다. ^^;;
우무초 합창단원들, 지휘자님, 반주자님, 영상감독님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상하고 싶으시죠? 아래 주소를 꼭 눌러주세요~^^
https://youtu.be/jcE4UuUCaFg
음악회는 8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두 번 열렸습니다.
8월 3일에는 제가 협력하고 있는 International Leadership University (Kiyange 캠퍼스)에서 했고요,
8월 4일에는 우리 합창단의 연고지인 가툼바 마을의 EEAC Gatumba 강당에서 열었습니다.
첫날에는 100명 정도 참석해 주셨습니다.
특별히 한국인 교민분들이 많이 참석해 주셨고, 주르완다한국대사관에서 영사님과 실무관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두번째 공연에는 500명 넘게 참석해 주셨는데요,
우무초 합창단의 부모님들이 참석해 주셔서 자녀들을 응원해 주시고,
'아이들이 변했어요~'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셔서 기운이 났습니다. ^^
이번 합창 연주회의 실황을 녹화하여 한국어 자막을 추가하여 유튜브에 올려놓았습니다.
우리 우무초 합창단이 얼마나 신나게 노래를 하는 지 감상하고 싶으시죠?
한국의 유명 음악가 분들의 아름다운 노래도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 주소를 꾹 눌러주세요~
https://youtube.com/live/D5Wcepfi7i0?feature=share
한국에서 오신 음악가 선생님들의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가툼바 마을의 숙소에서 지내시는 게 쉽지 않으셨을텐데,
즐거운 마음으로 잘 지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함께 가툼바 마을의 명물인 '우무초포' (돼지고기 훈제요리)도 함께 먹고,
오고 가다 차도를 넘어가는 하마 가족의 '엉덩이'도 함께 보았습니다. ^^
우리 우무초 합창단 청소년들도 이번에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습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눈치였습니다.
긍정적인 자극을 준 한국의 귀한 음악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내년에도 함께 공연할 수 있길 두 손 모아 기도해 봅니다~^^
2. 수해민 구제 사역
가툼바 마을의 수해 피해는 조금씩 복구가 되고 있습니다.
루시지 강이 넘치는 문제를 부룬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고 있어서,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강에 둑을 쌓았습니다.
마침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되어 더 이상 강물이 불어나질 않아서,
쌓아 놓은 강둑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양새 입니다.
다만 이제 9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는데, 다시 강물이 불어나면 어떻게 될 지 염려스럽습니다.
7월 18일에는 무빔비 지역에 있는 수해민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가툼바 마을의 수해민들 약 5천 명 정도를 정부가 무빔비 지역으로 이주시키면서 산 위에 수해민 캠프를 마련했습니다.
수해민 캠프에 도착해서 상황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열악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산 꼭대기 허허벌판에 천막으로 임시 거주지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화장실과 식수 시설도 매우 열악했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꼭 무인도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곳에 수해민들을 이주시켰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캠프에 들어서니 아는 얼굴들이 종종 보였고, 그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
시온의교회의 성도님들과 김언정 후원자님이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옥수수가루 10톤(10,300kg)을 구입해 가지고 가면서, 이걸 다 어떻게 나눠드릴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거기에 계신 분들이 식량을 내리고 배분하는 것을 열심히 도와주셔서 거기서 밤을 새지는 않았네요. ^^;;
수해민 캠프에 있는 많은 분들이 '자기들을 잊지 않고 멀리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먹을 게 없어서 많이 힘들었는데, 생각했던 것(5kg)보다 큰 포대(10kg)를 보고 기쁘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도 생겼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불러가며 식량을 다 나눠드리고 나니 어느덧 밤 9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부룬디에서는 밤 늦게 돌아다니지 않으려고 주의하며 살고 있는데요,
가로등도 없고 음주 운전 차량도 많고 도로 상태도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해발고도 2000미터 가까이 되는 산에서 깜깜한 밤 중에 무사히 내려와 집까지 잘 돌아왔습니다. ^^
8월 중순에 가툼바 마을 이장님이 저희를 찾아 왔습니다.
요즘 나라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서 마을 주민들이 살기 어렵다고 하시면서,
식량이 없어 굶고 있는 저소득층 취약계층 분들에게 식량지원을 해줄 수 있냐고 요청을 해주셨습니다.
마침 영신간호비즈니스고등학교 학생들과 바젤한인선교교회에서 후원해 주신 예산이 있어서,
가툼바 마을의 연로하신 취약계층 175 가정에 옥수수가루 식량을 5kg씩 나눠드렸습니다.
식량 지원 사역에 대해 어떤 분들은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라고 하면서 '자립'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사역을 할꺼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사역들만 하고 싶지만, 부룬디의 상황이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라고 여겨지는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르완다 등 모두 부룬디보다 최소 5배, 많게는 10배 가까이 국민소득이 높습니다. 한국에서 단기선교를 많이 가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부룬디의 경제는 그들의 20분의 1, 적게는 1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부룬디 상황에서 구제사역, 긴급구호 사역, 인도적지원 사역은 필수불가결한 사역이라 생각이 됩니다.
동시에 자립을 추구하는 사역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여겨지고요.
그래서 고민이 많습니다. 이분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등등 정답 없는 질문들을 계속 제 자신에게 던지니 한숨만 깊어질 뿐입니다.
아무쪼록 귀한 후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3. 쎄쎄쎄 졸업식
벌써 일 년이 지나갔네요. 신입생을 받은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
우리 어린이들이 쎄쎄쎄에서 어떻 지내고 있는지 한 번 보실까요?
7월 31일에는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35명의 어린이들 중에 20명이 올 해 쎄쎄쎄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
학부모님들과 마을 어린이들이 와서 졸업을 축하하고,
우리 애들이 준비한 노래, 춤, 패션쑈, 성경암송 등의 순서를 함께 즐겼습니다.
학모님들이 엄청 좋아하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
이번에 졸업한 25명의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공부 잘 할 수 있길 두 손 모아 빕니다. ^^
쎄쎄쎄를 졸업을 해도, 저희는 장학사업을 통해 이 어린이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관계를 이어갑니다. ^^
8월 20일에는 쎄쎄쎄 신입생 선발이 있었습니다.
졸업한 20명을 포함하여 총 25명의 빈자리를 채우는 자리인데, 72명이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래서 제비뽑기로 공평하게 신입생을 선발했답니다. ^^
쎄쎄쎄 개원일은 9월 16일 입니다. 정부의 새학년 시작일과 맞춰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요즘 루씨와 루씨의 재봉 수업의 제자인 에디가 신입생들을 위한 바지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감사하게도 루씨가 재봉틀을 가르친 보람이 있게, 에디(우무초 합창단)가 톡톡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네요. ^^
쎄쎄쎄는 무료로 다닐 수 있지만, 학부모님들이 수고해 줄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학부모 모임을 열어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상기시켜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쎄쎄쎄 졸업생의 부모님이 저희 집에 방문하여 귀한 선물을 주고 가셨습니다.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 날 생선을, 그것도 많이, 가져다 주셨습니다.
생선을 좋아하는 루씨는 아주 신이 났었습니다. ^^
사실 이 학부모 가정에 최근에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쎄쎄쎄를 졸업한 어린이가 집 안에 있다가 지붕이 내려 앉아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가툼바 마을의 수해로 인해 집이 많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룬디에서 사람 목숨은 참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움을 더 했습니다.
영정사진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저희에게 연락을 주셨길래, 몇 년 전 사진첩을 일일이 뒤져서 적당한 사진을 찾아드렸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도움을 준 것에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선물을 가져다 준 것이었습니다.
사연이 있는 물고기 선물이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4. 컨테이너 물품 나눔
작년에 보낸 후원물품이 담긴 컨테이너는 올해 1월에 부룬디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봄에 열심히 헌옷, 신발 등을 나눠드렸고요,
요즘에는 갯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물품들을 모아 '럭키박스'를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드렸습니다.
럭키박스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
내가 받는 선물과 다른 사람이 받는 선물이 다르다는 거죠.
사실, 이곳에서는 뭔가를 배분할 때, 공평성을 엄청 따집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물건을 나눠주지 않으면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물품이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을 때만 나눔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갯수가 충분하지 못한 물품들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전달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수량이 애매하게 남아 있어서 말이지요.
그래서 루씨가 럭키박스를 고안해 냈습니다.
처음에는 종이 상자에 담아서 나눠드리다가 요즘에는 봉투에 담아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럭키박스를 받는 분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던지요?!!
이제 컨테이너에 담겨 있던 물품의 90% 정도는 나눔이 끝났습니다. ^^
귀한 물품을 정성스럽게 모아 보내주신 모든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가을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헬프 부룬디' 컨테이너 보내기 사업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큰 도움 주셨던 김포에 창고를 운영하시는 집사님께서 사정상 창고를 내놓으시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집사님 힘 내세요~ ^^)
그래서 최근 몇 달 간 여기저기 적당한 장소를 찾아봤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 봄에 컨테이너 보내는 것을 도와주시겠다는 교회가 있어서, 내년 부활절 즈음에 컨테이너를 보내는 것으로 일정을 조금 조정하려고 합니다.
혹시 이번 가을에 보내주시려고 물품을 모으고 있던 분들께서는 내년 봄까지 잘 보관해 주셨다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5. 장애인 사역
저희가 하는 장애인 사역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거동이 가능한 장애인 대상으로 매월 정기 예배를 드리는 사역입니다.
부룬디 법에 따라 평일 낮에 교회 활동이 금지되어 있어서 예배 뿐 아니라 여러가지 교육 강의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특강, 상담 특강 등을 하기도 하고, 요즘은 장애인 수퍼마켓 개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50명 정도의 장애인과 한센인 분들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30% 정도 숫자가 줄었는데, 가툼바 마을의 수해로 인해 많은 분들이 마을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장애인 사역은 중증장애인 심방 사역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거동을 할 수 없는 장애인 가정에 심방을 가서 식량을 나눠드리고 말 벗을 해드리는 사역입니다. 때때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지원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8월 12일에는 샬롬장애인센터 근처에 살고 계시는 장애인 할머니 댁에 방문했습니다.
부룬디에서 가장 큰 도시가 부줌부라인데요, 이게 어디 대도시의 일부일까 라는 물음이 생길 정도로 우리 가툼바 마을은 매우 한적한 동네입니다.
그동안 매월 장애인 예배에 참석하셨었는데, 이제 기력이 약해져서 거동이 어려워 하루 종일 집에만 앉아계신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막내 딸이 있는데 아직 초등학생인것 같았습니다.
할머니를 돌봐주고 있는 이웃 아주모니 가정의 학생들을 포함하여 장애인 할머니의 자녀까지 모두 저희 장학생으로 받아주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자주 만나 잔소리를 해야겠습니다. ^^
그리고 세 번째 장애인 사역은 바로 중중장애인 단기보호 사역입니다.
월요일 오전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중증장애인 분들이 우리 센터에 머물면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3명의 남성 장애인 분들이 이용을 해주시다가, 수해로 인해 한 분이 못 오시게 되었습니다.
지난 달에 여성 장애인 2명을 새롭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서, 지금은 총 네 분이 우리 센터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텐포원 부룬디 지부의 동역자 분들이 열심히 해주어서 이제 어느 정도 장애인 단기보호 사역이 안정화 되고 있습니다. 함께 노래도 부르고, TV도 시청하고, 때로는 샬롬센터에서 진행되는 여러가지 사역들도 보시면서 중증장애인 분들이 잘 지내고 있답니다. ^^
6. 장학사업
2023-24년도 장학사업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약 320명의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공부할 수 있도록 학비와 학용품을 지원했고, 매월 정기모임 및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매월 첫째 토요일에 각 지역 담당 교사들과 모임을 가지고, 각 교사들이 자기 지역으로 돌아가 우리 장학생들과 월 1회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8월 14일에는 2023-24년도 장학생과 교사 약 120명과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타인의 필요를 살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동시에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선배들의 특강과 간증을 통해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장학생 수련회를 끝으로 2023-24년도 장학사업이 종료가 되었고,
8월 16일부터는 2024-25년도 장학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올해에는 약 300명의 장학생을 지원하려고 계획 중인데, 9월 첫주 현재까지 약 280명의 장학생들을 직접 만나 학비와 학용품을 전달했습니다. (참고로 부룬디의 새학년 시작일은 9월 16일 입니다)
그래서 8월 말에 9월 초는 상당히 바쁩니다.
나눠줄 학용품도 구입해야 하고, 여기저기 마을을 돌아다니며 우리 학생들을 직접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장학생들이 올해에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전인격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귀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7. 부룬디 태권도 사업
부룬디에서 저희는 두 가지 태권도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부룬디 태권도협회(FEBUTA)의 국가대표 품새 코치를 맡고 있고,
다른 하나는 아리랑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9일에는 부룬디태권도협회와 함께 기술세미나를 진행하였고,
다음 날인 6월 30일에는 국기원 승단심사를 열었습니다.
태권도 승단심사에 총 64명이 1단, 2단, 3단에 지원을 했는데요, 그 중 1단에 19명, 2단에 23명 이렇게 총 42명이 합격을 했습니다.
저희는 합격 점수가 80점 이상입니다. 투명한 심사를 위해 모든 과정을 다 녹화해서 보관하고 있고요.
협회 임원들이 틈만 나면 월단을 해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협회장님을 잘 설득하여 본인 스스로가 월단 없이 1단, 2단을 차근차근 취득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승단심사 문화는 정착이 되어가고 있다 보여집니다. ^^
우리 아리랑태권도장은, 수해피해로 참석자가 최근에 들쭉 날쭉 하지만, 요즘 평균적으로 50명 정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부룬디에 격파 종목을 보급하기 위해, 우선 시범적으로 격파 용품을 몇 개 한국에서 구입해 와서, 우리 아리랑클럽의 사범들에게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겨루기만이 대세인 부룬디 태권도에서 품새와 격파를 좀 더 널리 보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
도복, 띠 뿐만 아니라 호구, 보호대, 발차기미트, 바닥매트 등의 기본적인 훈련용품이 많이 부족합니다.
내년 봄에 컨테이너 보낼 때, 안 쓰는 태권도용품이 있다면 부룬디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8. 안경테 지원 사업
말라리아약 지원 사업과 더불어 안경테 지원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부룬디의 안경 사업은 인도 사람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가격이 약간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부룬디 사람들의 소득 수준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안경을 맞추려면 부줌부라 시내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안경을 구입하기가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마치 한국 어느 곳에 살든지 서울에 와야 안경을 맞출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마침 한국에서 믿음안경-조은안경을 운영하는 집사님께서 영락교회 김형기 집사님을 통해 안경테를 상당히 많이 컨테이너 보낼 때 후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참에 안경테 지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안경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가지고 오면, 저희가 안경테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귀한 사역을 시작할 수 있도록 후원과 기회를 주신 안경원을 운영하시는 영락교회 집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렇고 루씨도 그렇고, 요즘 눈이 많이 침침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루씨가 이번에 무상 안경테를 지원 받아, 지역 병원에 가서 시력을 측정하고 돋보기 안경을 맞췄습니다.
병원 상황이 열악하긴 했지만, 또 기대한 것보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연 시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는 했습니다. ^^;;;
안경을 맞추기 위해서는
1) 시력 측정기가 있는 동네 병원에 가서 (진찰비 발생),
2) 시력을 측정한 뒤 발급 받는 종이를 가지고,
3) 직접 부줌부라 시내에 있는 안경집에 가서 안경을 구입하거나 또는 시력을 측정한 의사 선생님에게 안경을 주문(이 경우 서비스 비용 발생)하면 됩니다.
아무쪼록 형편이 어려워 안경 없이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9. 협력 교회 사역
일년에 두 번씩 제가 살고 있는 가툼바 마을의 EEAC 교회에서 세례식을 진행합니다.
이번 7월 7일에도 초청을 받아 세례식에 가서 말씀을 전하고 세례식을 집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탕가니카 호수에도 가보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누와(중국인), 칭짱왕(중국 발음을 모방하여 따라하는 소리) 소리를 실컫 들었습니다. 아마도 수명이 일 년은 연장된 것 같네요. ^^;;;
세례 받은 12명의 형제 자매들이 영적으로 건강하게 성숙되어 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부룬디에 기독교인이 그렇게 많은데(인구의 85% 이상) 도둑놈, 뇌물 받는 놈, 사기치는 놈, 남을 못살게 구는 놈, 이기적인 놈, 횡령하는 놈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명목상의 기독교인이 아니라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남을 위해 사는 그런 기독교인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10. 스위스 바젤 출장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에 스위스 바젤 및 독일 로스톡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드디어 바젤대학교 박사과정 2학기를 잘 마쳤습니다. ^^
독일 로스톡대학교에서 바젤대학교, 함부르크대학교, 오스나브뤼크대학교, 에베르스바흐대학교, 레겐스부르크대학교, 보훔대학교, 아보대학교 등에서 온 박사과정, 박사과정후 학생들 및 담당교수님들과 '세계기독교'(World Chrisitianity)에 대해 자신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슷한 주제를 연구하는 분들뿐 아니라 제가 전혀 생소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연구하는 분들까지도 한 자리에서 만나 폭넓은 교제를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
그나저나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네요.
9월 1일부터 3학기가 시작이 되었는데요, 논문 연구에 별로 진전이 없어서 좀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3학기와 4학기에는 논문 연구에 진보가 있길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
11. 기타 여러가지 소식들
-집짓기 사역 소식
가툼바 마을의 집짓기 사역은 매우 천천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비가 안 오고 있지만, 우기 때 넘쳤던 강물과 호숫물이 아직도 다 빠져나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역자 분들의 집을 튼튼히 짓는데에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분들도 수해로 집이 무너지거나 부분 파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비용을 다 지원하기는 어렵고, 집 재건축 비용 중 일부(일반적인 집짓기 사역에 소요되는 예산 범위 내에서)를 집짓기 사역의 예산으로 지원하였습니다.
건축이 다 끝난 뒤에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
- 부룬디 개인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
요즘 유튜버들이 부룬디에 종종 방문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가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곳을 여행하시면서 특별히 대중교통 안전에 신경을 쓰면 좋겠다 싶습니다.
상당수의 대중교통 버스들이 정비 등의 안전 점검이 매우 부실하고,
얼핏잡아 2/3 이상의 운전자들은 시험을 보지 않고, 뇌물을 주고 운전면허를 따는 상황이라,
대중교통 운전자들이 얼마나 검증된 운전자인지 의심이 크게 갑니다.
그리고 제발 밤에 돌아다니지 마세요. 시청률만 의식하다가 괜히 험한 꼴 당할 수도 있습니다.
- 은행에서 돈 찾기
부룬디에서는 은행에서 돈 찾을 때, 은행 직원에서 굽실거리면서 사정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다리는 것도 기본 한 시간 이상이고요.
저희는 부룬디 중앙은행(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는데요,
돈 찾을 때마다 아주 힘든 과정을 견뎌내야 합니다. ㅠ.ㅠ
부룬디에서 시간은 아직까지 돈이 아닌 것 같습니다.
- 부룬디의 노동력의 가치
부룬디에서 노동력도 크게 가치 있게 여겨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해로 피해를 입은 매점을 통째로 들어 손수레로 이동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시간도 노동도 가치를 잃은 부룬디가 발전을 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까요? ㅠ.ㅠ
12. 키룬디를 배워볼까요?
Murakoze gushima 무라코제 구시마
* Murakoze (무라코제)는 고맙다는 말입니다.
* gushima (구시마)는 고맙다라는 뜻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래서 위 문장은 "고맙다고 (네가 나한테) 말해줘서 (나는 네게) 고마워"라는 뜻이 됩니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Thank you for saying thanks to me" 정도가 되겠네요.
영어에서 상대방이 Thank you 라고 말할 때 우리는 You're welcome이라고 대답을 하지요,
유어웰컴이 부룬디에서는 바로 Murakoze gushima라는 표현으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행복한 여름과 가을 되시길 바랍니다.
더 풍성한 소식으로 찾아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라코제 차아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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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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