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호로!
부룬디 5월 3일-9일 사이 최근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우선 현 상황을 간단히 요약해 드리자면,
1. 여당에서 현 대통령 은쿠룬지자를 대선 후보로 선정
2. 야당연합전선주관 3선 반대 시위 격화
3. 헌법재판소에서 3선출마가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냄.
4. 시위가 점점 더 격화
5. 대통령이 3선 출마를 선언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침.
이렇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위 모드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ㅠ.ㅠ
[5월 3일 주일]
시내는 많이 한산했습니다.
곳곳에서 경찰이 도로를 막아서-아마도 중요한 정치인들 모임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만-제가 다니는 길에는 차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산한 주일 모습 | 주유소에는 차가 엄청 많네요 |
하지만 교회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차를 엄청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 찾기가 아주 힘들기 때문에, 휘발유를 구하려고 자동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내 주유소 중 1-2곳만 휘발유를 팝니다. 그것도 날짜를 서로 바꿔가면서 팔기 때문에 돌아다니다가 주유소에 차가 줄 서 있으면 얼른 그 줄에 껴서 기다려야 합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 경찰차가 자주 다닙니다 |
집에 돌아오는 길도 역시 한산했습니다. 종종 경찰차들이 바쁘게 어디를 다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5월 3일 주일은 대체로 한산했습니다.
[5월 4일 월요일]
월요일에도 역시 군인과 경찰들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시위가 시작된다는 뉴스가 나와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많은 군인들을 보았습니다.
시내에 나가 보았습니다.
뉴스 듣고 다들 시내에 안 나가는데, 저희만 나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ㅠ.ㅠ
중앙 버스터미널 | 시내 중앙시장 상가 | 디미트리 슈퍼 앞 |
그래도 BCB 은행은 문을 열었습니다.
돈을 인출하려고 은행에 갔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요. ㅠ.ㅠ 그래서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문닫은 상점들 | 조용한 시내 상업지구 | 레오본사 앞 문닫은 상점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시내 여기저기를 다녀봤습니다. 먹을 것을 좀 구해보려고요.
근데 역시나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오다가 시위대들을 만났습니다.
중앙시장 근처에서 100여 명 정도가 번개같이 나타나서 시위를 하다가, 경찰이 나타나니 금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시위대들이 어디로 갔냐고요. 시위대들은 게릴라 작전을 핀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시위를 하다가 경찰이 무력으로 해산을 시키러 오면, 저기로 옮겨서 시위를 하는 식으로요.
오는 길에 주유소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제하고는 다르게 주유소에 개미새끼 한 마리만 있었습니다. ^^;;(참담한 분위기 살려보려고 농담을 했습니다 ^^;)
탕가니카 호수길을 따라 키벵가-카뇨샤 지역을 통과하여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시위의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경찰차의 접근을 막기 위해 시위 장소와 연결이 되는 모든 도로를 아래와 같은 바리케이트로 막아버렸습니다.
그렇게 조금을 더 가니 시위대가 시위를 하고 있네요. ㅠ.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위대들이 점점 폭도들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기 보다는, 더 때려부시고 더 폭력을 휘두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접근하려는 일반승용차들에게도 막 돌을 던치고, 위협을 가하더군요.
제가 왜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냐면요, 음... 아래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5월 7일 목요일]
5월 5일은 그냥 집에 있었습니다. 5월 6일은 시내에 나가보았으나, 다른 날들과 달른 특이한 일이 없었고요.
그런데!!!
5월 6일 오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
아침에 시내에 회의가 있어서 나가는 길에 이와같은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카뇨샤 지역, 루미에르 대학교 앞 삼거리 모습입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 찍어봤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해서 현지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이 차는 빵을 배달하는 차라고 합니다. 시내에서 카뇨샤와 루지바 지역에 빵을 배달하러 가던 중에 시위대를 만났는데, 시위대가 빵을 달라고 요구를 했고, 운전기사는 그것을 거절했나 봅니다. 그래서 시위대들이 빵 배달차에 불을 지른 것이라고 합니다. ㅠ.ㅠ
시위대들이 점점 폭도들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이런 상황들 때문입니다. 길을 가다 시위대들-사실 누가 시위대인지 구분을 할 수 없음-이 차를 태워달라고 요구를 했을 때, 차를 태워주지 않으면 차에 돌을 던지고, 심지어는 운전기사에게 위협을 가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장한 또 다른 폭력이 부룬디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ㅠ.ㅠ
[5월 8일 금요일]
오늘은 유난히 기분이 좋습니다.
금요일이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는 불금이라고 하지요?
주말에는 시위대들도 좀 쉬나 봅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겠지요?
시위대들이 쉬니, 일반사람들이 신이 났습니다. 시내가 엄청 복잡합니다. 며칠 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시내 모습
문을 연 상점들도 많이 있고요, 거리마다 차들이 빽빽합니다. ^^
오늘은 문 닫은 상점을 찾는 게 더 쉬워보입니다.
저희도 시내에서 이것저것 많이 구해왔습니다. 우유도 사고, 렝가렝가도 사고, 과일도 사고, 물도 사고, 쌀도 사고... 일주일 치 식량을 샀습니다. 저처럼 오늘 하루 쇼핑하러 시내에 나온 사람들이 무지 많습니다. ^^
다시 한 주가 시작되면 시위도 시작된다고 하더라고요.
헌법 재판소에서 3선 출마를 인정받은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5월 6일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선 후보자로써 다른 후보자들과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5월 지방선거, 6월 대선, 7월 총선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잘 진행이 되도록, 야당지도자들에게 시위를 자제하고 선거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야당연합에서는 계속 시위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제가 걱정이 되는 게 하나가 있습니다.
3선출마 저지를 위해 후투, 투치족 정당들이 하나가 되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 점점 후투, 투치 사이의 갈등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까지 약 5만 명의 피난민들이 탄자니아와 르완다로 피신을 갔다고 하는데(비공식 집계는 더 많을 것 같습니다), 피난민들의 대부분은 투치족입니다.
여당이 후투족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야당의 갈등구조는 결국 후투vs투치의 갈등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야당에도 후투족을 기반으로 한 야당이 많이 있습니다.(부룬디는 정당이 100개가 넘는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하여 미국 NBC 뉴스에서 부룬디에 관한 영상을 제작하여 보도를 하였습니다. 현재 부룬디의 정치적 위기를 잘 표현해 놓은 영상이라 생각이 되어, 여러분들께 공유를 합니다.
그런데!!!
부룬디의 상황이 이렇게 절박하게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룬디의 지역 교회들에서 '부룬디 평화를 위한 기도회'가 이미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 주 토요일에 기도회에 참석했었는데요,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지만 다들 눈물을 흘리며 부룬디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에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기도회들이 '평화운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일정에서 더 이상 폭력이 나타나지 않고, 무사히 민주적으로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에는 WCC(세계교회협의회)와 아프리카 교회협의회에서도 부룬디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현하면서, 부룬디 교회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위해 행동할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부룬디의 '평화운동'을 위해 무언가 지원을 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이번 선거와 2015년이 부룬디의 향후 20년까지 영향을 미칠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이 됩니다.
부디 부룬디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샬롬의 평화가 가득 넘치기를 빕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마호로! 평안하세요.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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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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