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호로!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네 달 만에 부룬디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네요.
부룬디 소식이 많이 고프셨지요?
저와 루씨는 4월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한국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유행이 끝나서 그런지, 여러 교회에서 부룬디 소식을 듣고자 초청을 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부룬디 상황과 선교소식을 전했습니다.
6월에는 불어권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포럼이 파리에서 있어서, 시골 촌놈이 파리와 유럽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지역은 다르지만 불어권이라는 동질성을 가진 곳에서 사역하시는 동료 선교사님들을 만나 함께 대화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룬디를 식민 통치한 벨기에를 둘러보고 벨기에 수도에 있는 '아프리카 박물관'에 방문했습니다. 또한 가장 유명한 아프리카 의료 선교사인 슈바이처 박사의 생가와 박물관을 방문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7월에는 대구동신교회 청년부의 부룬디 단기선교팀이 부룬디에 와서 훌륭하게 다양한 사역들을 감당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8월 초에 있을 우무초 합창단의 정기 연주회를 준비했고, 특별히 한국에서 이문기 지휘자님과 문지현 반주자님이 오셔서 연주회 준비를 함께해 주셨습니다.
8월에는 가장 바뻤던 기간인데요,
우무초 합창단 정기 연주회가 있었고, 2022-23년도 장학생 수련회, 2023-24년도 신규 장학생 선발 및 장학금 지급, 가툼바5 초등학교 교실 증축 공사 등을 진행했습니다.
아래에 간략하게 5월부터 8월 사이의 저희 사역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다양한 사역들이 진행됐고, 많은 분들이 부룬디 선교사역을 위해 함께 해주셨네요.
모든 사역을 주관해 주신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부룬디 사역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준비 되셨지요?
이번 소식도 꽤 깁니다. ^^;;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실꺼죠?
1. 우무초 청소년 합창단 정기 연주회
부룬디 우무초 어린이 합창단이 어느덧 청소년 합창단이 되었습니다.
2020년 8월에 창단식을 할 때만 해도 다들 어린이들이었는데요,
이제는 모두 어엿한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우무초 합창단의 연주회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이문기 지휘자님과 문지현 반주자님이 부룬디에 오셨습니다.
올해에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가 없어서 자비량으로 출장을 오셨는데요,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해 주셔서 감사하게도 출장비용이 잘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
귀한 후원으로 이번 연주회가 잘 진행되도록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이 우무초 합창단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 전공자인 저와 루씨가 몇 달 동안 연습 시켜도 안 되는 부분을 지휘자가 직접 부르면서 가르치고, 반주자가 해당 부분만 집중적으로 반복하여 반주를 해주니 연습 능률이 몇 십 배는 올라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10일 간 전문가로부터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으니 확실히 합창단 실력이 늘었습니다.
두 분의 부룬디에서의 마지막 날에 다 함께 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작별식을 했습니다.
우리 합창단 아이들이 용돈을 조금씩 모아 두 분께 티셔츠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짠돌이들이 말이지요. ^^;;
그만큼 지휘자님과 반주자님의 수고와 사랑이 아이들에게 감동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수고해 주신 두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올해로 우무초 합창단의 연주회는 제4회째를 맞이 했습니다.
매년 연주회를 하면서 우리 합창단의 실력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 연주회를 보시면 작년에 비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이번 연주회는 실시간으로 방송하지 않고, 하루 전에 오프라인 연주회를 하면서 실황 녹화를 하여, 다음 날 한국에서 실황 녹화된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왜냐하면 부룬디의 인터넷 사정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생중계 하기에는 도저히 좋은 화질과 음질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입니다.
이렇게 녹화와 공개 사이에 하루의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그 시간 동안 노래 앞 뒤로 인사말도 넣고, 노래 제목도 다는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하게 이 작업을 맡아 진행해 준 장신대 신대원 3학년 김민혁 전도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황 녹화를 맡아준 이지형/이은정 선교사 부부께도 감사드립니다.
온라인으로 실황 녹화를 중계할 때 120명 이상의 관객들이 동시에 접속해 주셨습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
작년에 비해 더 나은 화질과 음질로 합창을 전달해 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청자 분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음악회 현장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300명 이상의 부룬디인 관객들이 직접 오셔서 연주회를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실황을 녹화한다고 하니 다들 잡음을 내지 않으려고 숨을 죽이며 음악을 감상해 주셨습니다. ^^
대부분의 노래를 부룬디 말로 부르니, 관객들이 가사를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어서 그런지 합창 노래에 빠져든 분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제가 사설이 너무 길었나요?
이번 연주회를 온라인으로 감상하실 수 있게 아래에 주소와 유튜브 영상을 공유해 드립니다. ^^
특별히 한글 자막을 넣었으니 보다 쉽게 가사를 이해하시며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많이 공유해 주세요~~
내년에는 더 좋은 합창 노래로 찾아뵙겠습니다.
우무초 청소년 합창단은 노래만 잘하는 합창단이고 싶지 않습니다.
지력, 심력, 체력, 신앙, 자기관리 등 5분야에서 전인격적인 성장을 통해 부룬디 사회에 헌신을 할 수 있는 지도자로 서길 원합니다.
이를 위해 계속 기도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2. 장학 사역
저희는 단순히 장학금과 학용품만 지원하는 사역을 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꾸준하게 열심히 공부하여 유급 없이 계속 진학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래서 매달 정기 모임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장학생들이 가져온 성적표를 분석해 보면 유급하는 비율이 작지 않습니다.
특히 도시 외곽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유급을 자주 합니다.
반면에 부줌부라 도시 지역은 유급율이 낮고, 또한 완전히 지방 지역도 유급율이 낮습니다.
부줌부라 도시 지역의 낮은 유급율은 학구열이 높고 부모들의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이 되고,
지방의 낮은 유급율은 아무래도 학교 수가 부족하다 보니 진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이 되니까 실력이 없는 학생들이 도태되기 때문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 외곽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유급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행정 구역상 도시 안에 속해 있으니 학교 수가 많습니다.
그런데 생활 수준과 환경은 시골 지역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거나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주로 사역하고 있는 가툼바 마을도 도시 외곽 지역입니다.
유급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습니다.
그래서 정기 모임 등을 통해 아이들을 자주 만나 계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에도 정기 모임을 계속하였습니다.
매달 첫 주 토요일에 지역 담당 교사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장학생 정기 모임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이 교사들이 자기 지역으로 돌아가 장학생들과 모임을 가집니다.
벌써 몇 년 간 꾸준하게 이 모임이 지속되고 있어서 어찌나 감사한지요.
이제는 우리 텐포원의 교육 사업 담당자인 비올렛 선생님이 이 모임을 전적으로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장학 사역에는 또 다른 활동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장학생 수련회 (Children Festival) 입니다.
코로나도 끝났겠다 싶어 2년 만에 장학생 수련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
초등학교 저학년과 저 멀리 지방에 사는 장학생들을 제외하고 모든 장학생들과 지역 담당 선생님들이 장학생 수련회에 참가했습니다.
장학생 수련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준비할 것들이 참 많은데요, 그 중 하나는 식사 준비 입니다.
100명이 넘는 참석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해야 할테니까요.
루씨와 텐포원 요리사 임마누엘은 며칠 전부터 도매시장이 가서 장을 봅니다.
야채, 고기, 쌀, 콩, 음료수 등 잔뜩 사서 저희 차에 가득 싣습니다. (그래서 저희 차의 쇽업쇼바가 자주 고장나나 봅니다ㅠ.ㅠ)
이렇게 바쁘고 힘들어도,
장학생들이 2년 만에 모여 함께 교제하고 특강을 듣고,
자기들이 준비해 온 공연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참 감사했습니다.
우리 장학생들이 밝고 건강하게 잘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물론 유급도 안 하고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위와 같이 2022-23년도 장학 사역을 마쳤고, 이제 2023-24년도 장학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총 320명의 장학생을 선발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장학생에서 제외된 학생들,
유급해서 장학생에서 제외된 학생들이 명단에서 빠지고,
직전 학년에 진급을 해서 자동으로 올해에도 장학생이 된 학생들,
작년에 유급했지만 올해 진급을 해서 다시 장학생이 된 학생들,
쎄쎄쎄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진학하여 신규 장학생이 된 학생들,
장애인 또는 한센인 가정 또는 한부모 가정의 자녀로서 장학생이 된 학생들,
주변의 추천을 받아 제게 면접을 보고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 등등이 명단에 추가 되었습니다.
8월 21일부터 28일 사이에 이러한 장학생 약 320명을 직접 만나서 학비와 학용품을 전달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약간(?)의 잔소리와 함께요. ^^
2023-24년도 장학사역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장학생들과 앞으로 매월 정기 모임, 장학생 수련회 등을 진행하게 될텐데요,
모든 사역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어린이돌봄센터 (쎄쎄쎄) 졸업식
7월 28일에 쎄쎄쎄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총 34명의 어린이 중에서 이번에 24명이 초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말씀 암송, 무언극, 노래, 부룬디 전통춤, 율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우리 어린이들이 준비했습니다.
참석한 학부모님들과 건물 밖에서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쎄쎄쎄 어린이들의 재롱을 즐겼습니다. ^^
졸업식을 마쳤으니, 이제 새 원생을 모집해야겠지요?
쎄쎄쎄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부모님들이 많은 관계로, 저희는 제비뽑기를 해서 새 원생을 선발합니다.
올해 26명을 선발하는 데 120명이나 지원을 해주셨네요.
그만큼 쎄쎄쎄가 가툼바 마을에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제비뽑기를 통해 총 26명의 어린이를 선발했습니다.
기존에 졸업하지 않은 어린이들의 학부모님들과 새 학부모님들을 모두 초청하여 모임을 가졌습니다.
쎄쎄쎄는 비용은 무료이지만, 어린이들의 점심 비용을 학부모들이 모아 요리 재료를 직접 구입해 가져와,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직접 점심을 준비해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최소 두 달에 한 번이라도 어린이돌봄센터에 와서 자기 자녀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2023-24년도에는 쎄쎄쎄 선생님의 변동이 있는데요, 마리 선생님이 샬롬장애인센터로 보직을 옮기고, 그 자리에 텐포원 장학생 출신 에디 선생님이 보조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화이트보드를 들고 있는 검정색 옷을 입은 사람이 에디 선생님 입니다)
올 한 해도 우리 모두 화이팅 입니다. ^^
4. 임산부 사역
저희는 부룬디의 2개의 마을에서 모자보건 사업, 즉 임신부들이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하고 잘 자랄 수 있게 돕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한 곳은 가툼바 마을이고, 다른 한 곳은 부줌부라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루사카 마을입니다. 가툼바 마을에 사업은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루사카 마을에서의 사업은 현지 단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루사카 마을의 임산부 사역은 저희 파트너 기관인 쉐키나센터와 함께 진행합니다.
루사카 마을을 기반으로 설립된 쉐키나센터는 그 누구보다도 루사카 마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주민들의 필요도 역시 잘 발견합니다.
그래서 루사카 마을에서의 임산부 사업은 쉐키나센터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2022-23년도 임산부 사역의 종료식 및 염소 나눔 사역이 있어서 8월 16일에 루사카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긴급하게 병원에 후송되는 일도 있었지만, 이 또한 본 사업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만, 50명의 임산부들이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루사카 마을에 가면서 한국에서 컨테이너에 담아 보내온 몇가지 물품들을 챙겨갔습니다.
신덕교회 성도님들이 정성스럽게 기도하면서 손으로 직접 짜 만들어 주신 아기 담요와 아기 모자들,
의류회사 네파에서 후원해 주신 새 옷들,
그리고 대구동신교회의 후원으로 구입한 염소 50마리.
애기 엄마들이 두 손 가득 선물을 가득 안고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 감사했습니다.
이날 나눠드린 염소는 1년 후에 새끼로 갚게 됩니다.
지난 6년 간 진행한 이 사역의 수혜자분들 300명이 함께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 협동조합에 새끼 염소를 돌려주게 되고, 협동조합은 그 새끼 염소를 자본으로 하여 다양한 소득증대 및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5. 가툼바 마을 수해 및 복구 소식
저희가 한국에 있는 동안 가툼바 마을에서 심각한 수해 피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부룬디 정부의 미진한 대응으로 매년 대 우기철이 찾아올 때마다 수해가 반복이 되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다르게 침수 규모가 컸습니다.
매년 가툼바 마을의 동쪽 지역 일부만 잠기곤 했는데, 올해는 서쪽 지역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그래서 쎄쎄쎄, 샬롬장애인센터가 있는 곳도 물에 잠겨 두 달 가까이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수해로 집을 잃은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 마을 공터에 비닐과 천막으로 움집을 만들어 살고 있습니다.
부룬디 정부에서는 수해민들을 도울 생각은 하지 않고, 보기에 안 좋다고 큰 길 근처에 텐트를 치고 사는 사람들을 강제로 트럭에 실어서 멀리 다른 마을에 강제로 보내버렸습니다.
탕가니카 호수로 들어가는 루시지 강이 넘쳐 홍수가 난 것이라, 제방을 쌓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의 큰 예산이 소요되는 토목공사가 필요하겠지만, 가난한 부룬디 정부가 그 일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부룬디 정부가 작년에 UN 등으로부터 관련 예산을 이미 지원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돈을 이미 받았지만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정부를 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제 9월부터 홍수 예방 공사를 한다고 하는데, 과연 적절한 규모의 공사가 진행이 될 지... 얼마나 오랜 기간이 소모가 될 지... 걱정이 앞섭니다. 9월부터 소 우기가 시작이 되거든요. ㅠ.ㅠ
여러분들이 십시일반 모아주신 후원금으로 수해민 각 가정에 옥수수 가루 5kg씩 총 6.5톤의 식량을 1300가정에 나눠드렸습니다.
추가로 들어온 후원금은 저소득층 수해민 분들을 위한 집짓기 사역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귀한 후원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샬롬장애인센터 앞마당까지 가득 찼던 물이 드디어 6월 말에 다 빠졌습니다.
가툼바 마을의 대부분의 집은 재래식 화장실인데요, 홍수가 나니까 화장실 안에 있던 온갖 오물이 마을 전체에 둥둥 떠나니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질병과 전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감사하게도 적십자 등의 NGO에서 마을에 방역 작업을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샬롬장애인센터에도 적십자에서 나와 소독 작업을 해주었습니다.
오늘(9월 3일)부터 비가 조금씩 다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대 우기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9월부터 11월까지는 소 우기로 불리는데, 이제 비가 종종 내릴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아직까지 천막에 사는 사람들이 몇 백 가구가 되는데요, 이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도 얼른 이 분들에게 새 집을 튼튼히 지어드리고 싶지만, 정부의 홍수 예방 공사가 끝나지 않는 이상 상습 침수 지역에 집짓기 사역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분들 중에서 가툼바 마을 서쪽 지역으로 집을 옮겨갈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집짓기 사역을 진행할 수는 있습니다.
몇 달 만에 비오는 소리가 들리니 반가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걱정이 더 앞서네요. ㅠ.ㅠ
6. 집짓기 사역
가툼바 마을의 남쪽을 제외하곤 7월 중에 물이 다 빠졌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집짓기 사역을 7월 말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236채의 집을 지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정부의 홍수 방지 공사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가툼바 마을의 서쪽 지역을 대상으로 집짓기 사역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 사역이 계속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 드립니다.
후원안내: 집짓기 사역
국민은행 007301-04-049999 (사단법인 텐포원)
* 기부금 영수증이 필요한 개인/법인은 제게 연락 주세요. (카톡 law1501)
7. 장애인 사역
장애인 예배와 한센인 모임 사역은 매달 첫 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계속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샬롬장애인센터로 평균 85명 정도의 장애인 분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오셔서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첫 장애인 예배 때부터 우리와 함께 했던 마시망고 전도사님이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마시망고 전도사님이 장애인 예배 때 말씀을 전하는 모습입니다. (2023년 5월 2일)
왼발에 장애가 있어서 늘 막대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부룬디는 의료 시설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제 때 받기가 어려워서 간단한 질병으로도 쉽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병원에 갈 돈이 넉넉치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그러니 장애인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겠지요.
어느날 갑자기 마시망고 전도사님의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말라리아나 구충 때문에 그런 거겠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3일 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가족들도 누구도 정확한 사인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확한 병명을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검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겠지요.
워낙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큰 돈 들여가며 검사를 받을 엄두 조차도 못내는 사람들이 부룬디에는 많습니다. 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피검사와 엑스레이 정도 입니다.
그래서 이번 죽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사실 저희가 장애인 예배를 3년 전에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약 20명의 장애인 분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약 100명 정도로 이루어진 모임인데 그 중 20명이 3년 사이에 돌아가신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 중에서 더 가난한 사람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떤 기도를 드려야 하고, 무엇을 해야할까요?
참 고민이 됩니다.
우리 장애인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지원을 하면서 그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몸이 불편해서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텐데, 꾸준히 공부를 해내는(!) 장애인 학생들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달 정기모임을 하면서 장애인 학생들에게는 식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학업을 일찌감치 포기한 학생도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여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8. 여학생 위생용품 만들기
코로나 이전에 NGO 비플러스 황선경 대표님이 부룬디에 방문하여 여학생들과 위생용품 만들기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때 반응이 좋아서 NGO 비플러스에서 위생용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컨테이너를 가져올 때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이번에 27명의 여학생들을 초청하여 위생용품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10개의 위생용품 만들기를 총 2회에 걸쳐 나눠서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여학생들의 손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지 않아서, 합창단 사역을 하러 온 지휘자님, 반주자님, 우리 텐포원 직원들이 온통 달라 붙어서 여학생들이 돌아간 뒤에 뒷작업을 하느라 고생을 좀 했습니다. ^^;;
루씨 선교사님, 고생 많으셨습니다요. ㅎㅎ
9. 대구동신교회 청년부 단기선교
대구동신교회 청년부에서 총 일곱 분이 부룬디로 단기선교를 왔습니다.
7월 3일부터 13일까지 부룬디에서 다양한 사역을 훌륭하게 진행해 주셨습니다.
사실 부룬디로 단기선교를 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거리가 멀고 항공료가 비싼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아프리카 나라들 중에서도 거주 환경 및 사회 인프라가 가장 열악한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역을 마치고 문화 활동(사파리, 관광지 등)을 할 곳도 전혀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동신교회 청년부에서 부룬디로 단기선교를 온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단기선교팀을 받는 것은 저희에게도 큰 노력과 희생을 요구합니다.
팀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하고, 사전에 모든 일정들을 준비해 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팀이 돌아간 뒤에도 관련 일들을 마무리 해야하고, 또 미뤄뒀던 일들을 허겁지겁 처리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단기선교팀(봉사활동팀)을 초청하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 청년들이 지구적 시민의식을 갖도록 돕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그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동역자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만연한 빈곤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은 '현장 세계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이론적으로만 이루어지는 세계시민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장에서 (아주 작은 활동에라도 참여하면서) 경험적으로 지구촌 문제를 몸소 느끼고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도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현장' 세계시민교육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선교란 무엇일까요? 여러분!
위의 질문에 아직도 국제개발 관계자들은 '포교활동'이라고 단순히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편견에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사랑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특별히 개발도상국에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며 안타깝게 살고 있는 분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분들의 삶을 회복(복원)'시켜 드리는 제반 활동을 저는 기독교의 선교라고 믿습니다.
이번에 우리 사역자들과 대구동신교회 단기선교팀은 서로 협력하며 부룬디의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어린이 교육활동을 통해 부룬디 어린이들이 전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텐포원이 가지고 있는 부룬디 지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전문성에 대구동신교회 청년부 단기선교팀이 가지고 있는 현대무용, 시각디자인, 성악, 어린이교육에 대한 전문성 등이 더해져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생각이 됩니다.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은 참 효과적 입니다. (때론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요)
흔히 말하길, 국제기구가 살피지 못하는 곳들을 NGO들이 담당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왜냐하면 국제기구들은 정부간 협력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작은 마을을 돌보는 일들을 구조적으로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 관점으로, 대형 NGO들이 (사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할 수 없는 부분은 작은 NGO들이 담당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NGO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은 우리와 같은 종교적 기반을 가진 NGO(FBOs, Faith Based Organizations)들이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교사들과 연결이 되어 있는 FBOs는 현지 국가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10년, 20년 이상의 해당 지역에 대한 생생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이미 상당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년-5년 정도의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지역 사회에 들어간 일반 NGO들은 주민들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종종 겪고 있고, 주민들과의 신뢰 관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의 효과성이 덜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반대로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NGO들은 주민들과의 신뢰 형성이 잘 되어 사업의 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한상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석사논문, 2022)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텐포원과 사역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대구동신교회 단기선교팀이 만나서, 보다 넓고 깊은 효과와 영향력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은 사역 활동을 기독교적인 용어로 '디아코니아 선교'라고 부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웃 사랑의 실천과 섬김과 봉사가 하나님의 선교와 연결이 되어 보다 가치 있는 디아코니아 선교가 되지 않았나 평가해 봅니다.
제가 너무 길게 떠들었네요. ^^;;;
대구동신교회 청년부의 부룬디 단기선교는 아래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무라코제 차아네~ ^^
10. 학교 교실 건축
가툼바5 초등학교(ECOFO Gatumba 5)는 다른 2개의 초등학교와 교실을 나눠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각 학년별로 1개의 교실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생님들이 수업을 준비하고 행정 업무를 할 수 있는 교무실 조차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교장실과 창고를 포함하여 넓직하게 교무실을 지어드렸습니다.
마을이 침수되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할까봐 노심초사 했었는데요,
감사하게도 7월 초에 물이 다 빠져서 7월 24일부터 8월 23일까지 공사를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담은교회의 최미숙 권사님께서 후원해 주신 1100만원의 후원금으로 건축 비용을 충당하였습니다.
귀한 후원을 해주신 권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새 학년을 맞아 교사들의 인사이동이 있어서 기념식은 9월 14일에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교실 건축이 필요한 학교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배당 건축 만큼이나 교실 건축도 중요하다 생각이 됩니다.
이 사역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1. 협력교단 사역 소식
저희와 협력하고 있는 가툼바 마을의 EEAC 교회에 세례식과 성찬식이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탕가니카 호수에 가서 세례식에 참석하고,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EEAC 교단의 청년연합회(Department for Youth)에서 수련회가 있다고 7월 20일에 저를 강사로 초청해 주었습니다.
제가 2013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거주하면서 관리를 했던 겟세마네 센터에 오랜만에 방문을 했습니다.
반가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더라고요. (왜 그런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
'급변하는 세계에서 기독 청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려고 PPT와 동영상을 열심히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전기가 나가버렸습니다. ㅠ.ㅠ
강의 시작 전에 찬양인도자가 유난히 길게 찬양인도를 했었는데, 괜히 제 마음의 불만이 그쪽으로 튀어서, 찬양인도자가 야속해지기도 했습니다. ^^;;;
조그만 화면으로 PPT를 보아도 다들 불평하나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청년들의 긍정적인 마인드는 대단합니다. ^^ (아니면 열악한 전기 상황에 어쩔 수 없다 자포자기 한 것일까요? ^^;;)
가깝지만 먼 나라 '르완다'의 급속한 발전 상황에 대해 보여주었더니,
도전을 받는 청년도 있었지만, 거부하면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부룬디와 르완다는 쌍둥이 나라로 불릴 정도로 면적, 인구, 종족구성, 역사, 문화 면에서 아프리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서로 매우 비슷합니다. (마치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 북한 만큼 동질성이 큽니다)
계속해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발전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서 한국의 IT 발전 상황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룬디의 핫플레이스 한 곳에 대한 사진을 각각 1960년대, 2000년대, 2010년대로 나눠서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 입니다.
2023년도 위 사진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변화 없이 늘 그대로인 부룬디의 모습을 보면서 청년들이 각자 나름대로 고민과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없던 안테나가 생기지 않았냐고 농담을 하는 청년도 있었지만요 ^^;)
그게 청년들의 장점이지요. 순수함, 고뇌, 열정 등.
아무쪼록 우리 부룬디 청년들이 도전을 받고 부룬디를 변화시키는 데에 원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가서 다른 주제로 훌륭한 특강을 해주신 이지형 선교사님께 감사드립니다.
12. 헬프! 부룬디. (컨테이너 물품 모집)
6월 2일에 월드비전에서 의류 등 여러가지를 텐포원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7월 중순에는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신발을 기증해 주셨습니다.
올해에도 '부룬디에 필요한 물품 보내기 운동'(헬프! 부룬디) 사역을 하려고 하는데요,
벌써 컨테이너의 1/3은 채운 것 같아 제 마음이 든든합니다. ^^
드디어 2023년 헬프! 부룬디 사역의 포스터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하늘담은교회 이해준 목사님이 예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집에 있는 헌옷들과 안 사용하지만 상태 좋은 물품들을 아래 주소로 보내주세요.
저희가 부룬디로 가져와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드리겠습니다.
후원물품 모집기간은 2023년 10월 1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입니다.
에어콘 사업을 하시는 집사님의 창고를 빌려 사용하는 거라서, 시도 때도 없이 후원 물품이 배송되면 창고를 빌려주신 분에게 방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기간 엄수! 아시죠?
부룬디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물품 목록은 아래 포스터를 참조해 주세요.
여러분들에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
13. 한국 출장과 유럽 출장
지난 번 소식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한국 방문 때 정말 많은 교회와 기관에서 부룬디 소식을 듣기 위해 저를 초청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초청해 주신 모든 분들과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여러 교회를 방문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마음이 설레이고, 긴장되고, 감사하고, 떨렸던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는 바로 울산에 있는 전하교회 입니다.
저희 부부는 전하교회 40주년을 맞아 제1호 선교사로 부룬디에 파송을 받아 2013년 1월에 부룬디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남다른 애정이 늘 전하교회에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오해들과 말 못 할 사정들로 인해 지난 2014년부터 전하교회와의 관계가 중단이 되어 왔습니다.
전하교회에 최영진 새 담임목사님이 부임하시면서, 지난 9년 간 지속되던 불편한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5월 19일에 금요예배에 저를 설교자로 불러주셔서 9년 만에 전하교회에 환영을 받으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감격스럽던지요.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신 장로님들과 성도님들, 그리고 담임목사님 부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한국 교계가 많이 좁아서, 괘씸죄에 한 번 걸리게 되면 금새 소문이 퍼지게 되고, 한 사람 죽이기 시스템이 작동을 하게 되는데요, 누군가와의 갈등은 다른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또 다른 단절을 야기시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간 저희를 신뢰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런 총체적인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전하교회와 관계를 회복하게 되니, 부룬디 선교를 하면서 제 마음 한 켠에 응어리 져 있었던 것이 이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많이 기쁩니다. 평안합니다. ^^
그동안 저희 가정을 위해 꾸준히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사역 하겠습니다. ^^
그리고 올해로 텐포원이 10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5월 15일에 텐포원 임원님들과 함께 창립 1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자신의 사무실을 감사예배 장소로 내어주시고, 맛있는 점심까지 대접해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김동엽 목사님을 이사장님으로 모실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삶으로 모범을 보여주시는 분께서 텐포원에 계시다는 점 뿐 아니라,
텐포원 사역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시고, 부룬디에서 도움 요청을 할 때마다 제일 먼저 동참해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이사장이 계셔서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간 텐포원 사역에 한결 같이 함께 해주신 여러 이사님들, 감사님들, 많은 후원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또 다른 10년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실 지 기대가 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입니다. ^^*
이번 6월에는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 쉼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
2년에 한 번 씩 열리는 불어권 아프리카 한인 선교사들의 모임인 '파리포럼'에 초청을 받아 프랑스에 다녀왔습니다.
프랑스에 간다고 좋아 했는데, 포럼 장소가 부룬디 가툼바 마을 만큼이나 시골이어서 산속에서 도 닦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안 비밀 입니다. ^^;
아프리카 지역이 워낙 크고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각 선교사님과 어떤 교집합이 있을까 고민을 해봤는데요, 그래도 불어권에서 사역한다는 공통점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선교사들이라는 동질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생각이 듭니다.
서로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고, 서로 비슷한 어려움과 선교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들이 그곳에 참가한 선교사들로 하여금 다른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먼 나라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리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서로 수다하면서 위로 받고, 함께 앉아 있으면서 위로 받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파리에서 열리지 않은 '파리포럼'을 마치고, 저희는 벨기에와 프랑스 동부 지역을 방문하였습니다.
부룬디를 식민통치한 벨기에라는 나라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2박을 하면서 '아프리카 박물관'에 방문했습니다.
역시나 DR콩고, 부룬디, 르완다로부터 빼앗아 간 물건들로 아프리카 박물관이 가득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현지에서 가져왔는지, 얼마나 많은 학문적 연구를 했는지... 방대한 연구와 학문적인 깊이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부룬디에 대해 새롭게 배운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마 제가 DR콩고 선교사였다면 더 많은 깨달음과 감탄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DR콩고 관련한 자료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프랑스 동부 지역 중에 슈바이처 박사의 생가를 방문한 것은 참 인상 깊었습니다.
195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슈바이처 박사는 '생명에 대한 경외'라는 자신의 철학을 통해 인류의 형제애에 모범을 보여준 분입니다.
그분이 가봉에서 사역했던 모습을 담은 영화와 소장물들을 보며 선교사로서 제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을 존중하고...
저는 어떤 선교사로 현지인들 눈에 비치고 있을지... 참 걱정이 되는 하루였습니다. ^^;;
이번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
다음 번 소식도 더 풍성하게 담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무라코제 차아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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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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