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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룬디에 대하여

부룬디 태권도협회와 클럽에 관하여

by HAN & Lucy 2013. 12. 16.

오늘은 부룬디 태권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부룬디 태권도협회는 2010년에 WTF(세계태권도연맹)191번째로 가입을 했습니다. 현재 디스마스가 회장을 맡고 있고, 5명의 협회 임원이 부룬디 태권도협회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2013123일에 디스마스 회장님과 부룬디에 처음 태권도를 전파하신 사범님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분들 얘기로는 부룬디 전역에 태권도클럽이 약 80-90개 정도가 있고, 한 도장에는 적게는 20명 정도에서 많게는 80명 정도의 회원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부룬디가 인근 국가들에서보다 태권도 역사가 더 깊고, 부룬디를 통해 인근 나라들로 태권도가 퍼져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룬디에 처음 태권도를 전파하신 분은 콩고에서 태권도를 배워왔다고 합니다.

 

태권도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만날 때 깍듯이 차렷자세로 머리를 숙여 인사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여, 대부분의 태권도 수련에서 한국어로 된 용어를 사용하는 것까지,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비록 처음만난 사람들이긴 하지만 뭔가 통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가 총 3곳의 부룬디 태권도클럽을 다녀왔는데요,

전부 수도 부줌부라에 있는 클럽입니다. 지방에도 클럽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수도보다는 도장 시설이나 환경이 좀 열악하겠지요?

대부분의 태권도클럽은 전용건물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학교나 마을회관 등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지요. 그래서 클럽 내부가 많이 열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며 아래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처음에 다녀온 곳은 은가가라 태권도클럽입니다.

 

은가가라는 지역이름입니다. 약 50명의 회원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방문한 날에는 약 30명 정도가 모여서 수련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비가 내리는 토요일 아침이어서 운동하러 오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참고로 부룬디에는 토요일 오전 10시까지 통금이 있습니다. 경찰들이 도로를 바리케이트로 막아 통제하기 때문에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다니기가 불가능합니다

 

 

 

 

은가가라 태권도클럽은 고등학교의 체육관(? 강당?)을 빌려서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화요일, 목요일은 오후 6부터, 토요일은 오전 8시부터 약 2시간 30분 정도 수련을 합니다. 우중충한 남자들 사이로 여자가 한 명 있었는데, 한국에서보다 여자가 더 태권도 배우기 힘든 조건임에도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태권도 수련장비라고 해봐야 호구 4, 헬멧 4, 미트 1개가 전부였습니다. 한국에서 흔한 매트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냥 시멘트 바닥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뛰고 이렇게 저렇게 수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발차기 실력은 비슷한 띠의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나아보였습니다. 그런데 손기술과 기본자세, 특히 품새는 많은 연습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검은띠 유단자가 총 5명이 있었는데, 국기원에서 1단 단증을 받은 사람은 2-3(기억이 가물가물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유단자들은 부룬디 태권도협회로부터 자체 발급 받은 단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부룬디 단증에 관해 말씀을 드리자면,

부룬디 태권도클럽에서는 국기원 단증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룬디 태권도협회 분위기도 국기원으로부터 인정받는 단증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수 십 년 되는 부룬디 태권도 역사 동안 국기원 단증 없이도 잘 수련해 오고,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대외활동을 할 수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국기원 단증을 취득해야하겠다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국기원 단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케냐로부터 1년에 1-2회 정도 아프리카인 고단자 사범님을 초청하여 국기원 승단심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온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이 바로 제가 방문했던 은가가라 태권도클럽입니다.

 

부룬디 태권도는 이렇게 큰 두 흐름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부룬디 태권도협회가 WTF에 가입을 한 뒤로 조금씩 한국태권도와 국기원과 교류가 조금씩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1년에 경주에서 열린 태권도선수권대회에도 부룬디 대표단이 참석했었고, 그 즈음에 문대성 선수도 부룬디에 두 번이나 다녀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에는 WTF 임원 한 분과 목원대 태권도시범단이 부룬디 태권도협회 초청으로 부룬디에 온다고 합니다.

 


 

다음에 소개시켜드릴 태권도클럽은 국가대표 클럽입니다.(그냥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지역 이름을 정확히 몰라서요^^;;)

 

월수금 저녁, 그리고 토요일 오전에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제가 가는 날마다 비가 많이 오고, 다른 행사가 있고... 그래서 허탕만 치고 돌아 왔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삼 세 번 시도한 끝에 성공을 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고등학교에 태권도 협회 사무실과 클럽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습니다.

 

위 장소가 세계태권도연맹에 등록된 부룬디 태권도협회 장소입니다. 시내에 있는 한 고등학교 모퉁이를 빌려서 클럽 겸 협회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부룬디 태권도협회가 워낙 예산이 없어서, 그냥 현판만 바닥에 놓고 안타깝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책상도, 전화도, 상근 직원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1년에 1,000불을 부룬디 체육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사무실을 구하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이 사진에서 보시는 분들 중 몇 명은 국가대표라고 합니다. 현지어로 소개를 받아서 정확히 이해를 못했습니다. ^^;; 역시 스트레칭부터가 지난 번 다녀온 클럽과 달랐습니다. 확실히 발차기 자세도 달랐고요.

그런데 역시나... 품새와 기본자세는 어설펐습니다.

 

바닥 매트 100개가 덩그러니 깔려져 있었는데, 문대성 선수가 한국에서 보내줬다고 합니다. ^^ 그렇지만 이 클럽도 고등학교 한 구석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캬뇨샤 재규어클럽입니다.

 

캬뇨샤 지역에 있는 태권도클럽인데, 특별히 페이스북에 클럽 페이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범님이 똑똑한 대학생이어서 그런지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더군요.

이 클럽도 마찬가지로 전용공간이 없어서, 마을회관의 방 하나를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마침 승품심사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인근 지역에 있는 클럽에서 승품심사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스트레칭-기본동작-기본발차기-품새-약속겨루기-겨루기 순서로 심사가 진행되었는데, 2시간 정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보호대가 없어서 그냥 겨루기를 하는데, 보호장비가 꼭 필요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격렬히 겨루기를 하더라고요.

 

심사가 끝난 뒤에 사범님과 사진 한 컷 찍었습니다.^^

 

 


 

저는 여기 카뇨샤 재규어클럽과 인연이 되어(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매주 수요일 오후에 품새와 기본자세 지도를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태권도클럽을 제가 살고 있는 루지바 지역에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품새지도 후에 재큐어클럽 앞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

 

 

 

부룬디 태권도를 위해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혹시 도장에서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처분하실 중고 매트, 도복, 띠, 미트, 호구, 보호대 등등 각종 태권도 용품을 기증해 주시면 부룬디에서 잘 사용하겠습니다. ^^ (※한국에서도 못쓰는 용품을 버리시면 안 됩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무라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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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http://africaburundi.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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