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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룬디에 대하여

부룬디 초등학교에 관하여

by HAN & Lucy 2013. 12. 27.

Amahoro!

오늘은 부룬디 초등학교에 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현재 부룬디 교육시스템은 초등학교(primary school)와 고등학교(secondary school)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06년부터인가 초등학교 무상교육이 실시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진학률이 50%도 채 안되었는데, 무상교육 실시와 국내 정세 안정으로 지금은 꽤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수업료 외에 교복, 교과서, 학용품 등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 수도 꽤 많이 있습니다.

 


 

이번 초등학교 방문기는 2013126, 수도 부줌부라 외곽지역에 있는 그웨자초등학교를 방문한 것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그웨자초등학교는 EEAC(중부아프리카 복음주의 교단)에서 운영하는 초등학교인데, 최근 부룬디 정부는 각 NGO 또는 교회들에게 학교 또는 보건소를 운영할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어, EEAC 교단도 그런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초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웨자초등학교는 그나마 수도 인근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에 비해 교육환경이 좋아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웨자초등학교는 부줌부라 남쪽에 위치한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교실은 총 5개가 있었고, 교장선생님 집무실 외에 교무실은 없었습니다. 또한 수도권이었지만, 부줌부라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전기를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학생은 1-6학년 학생들이 총 900명 정도 된다고 하고, 교사는 약 15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각 학년별로 교실 1개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실내수업 실외수업을 번갈아 가면서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실 내부를 한번 살펴볼까요?

 

한 교실에 약 12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서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교과서를 준비할 능력이 안 되어서, 3-4명의 친구들과 교과서 1권으로 같이 보고 있었습니다. 칠판은 아주 오래되어 보였고, 칠판지우개는 따로 없어서 손이나 천 조각으로 칠판을 지우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사용하시는 분필도 새것 또는 색분필은 찾아볼 수 없었고, 몽당분필을 아껴가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한 교실에 교사 2명이 배정되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한 분이 수업을 진행할 때 나머지 한 분은 책상에서 행정적인 일을 보시거나 학생들을 정숙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미술수업 시간이어서, 수업을 참관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먼저 칠판 가운데에 집을 그리셨습니다. 선생님이 그린 집이 사진에서 보이시나요? 그런 뒤에 학생 몇 명을 시켜 그 옆에 분필로 집을 그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모든 학생들에게 각자 집을 알아서 그리라고 시키셨습니다. 아마도 그날의 주제는 이었나 봅니다. 학생들이 각자 (자기가 알아서) 집을 그렸습니다.

 

 그리기 재료라고 해봐야 공책과 연필이 전부였습니다. 그 중에는 색연필을 가져와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집이 좀 여유롭거나 다른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았나 봅니다.

 


 

술수업 참관을 마치고 밖에 나가보니, 다른 학년이 외부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준비해온 진흙을 가지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룬디에는 진흙은 아주 많이 있습니다. 집 앞에 있는 흙을 물에 적셔오면 진흙이 되니까요.

진흙을 가지고 다양한 것들을 만들 줄 알았는데, 70% 이상의 학생들은 집에서 자주 보던 그릇들을 만들었고, 30%의 학생들은 코끼리 또는 코뿔소, 하마 등의 동물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특별하게 헬리곱터를 만든 학생도 있었고요. 뭔가 창의적인 주제 또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만들기는 학생들은 없었습니다.

 

 


 

 

외부활동 참관을 끝낸 뒤에 교장선생님과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초등학교 운영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첫째 학교운영을 위한 재정의 어려움입니다.

현재 부룬디에서 초등학교는 무상교육입니다. 학교는 학생으로부터 아무런 금전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학교 운영을 위해 지속적인 후원을 하지 않는 이상 학교는 발전하기는커녕 제자리걸음도 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합니다. 교사의 월급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만 기초생활비에 미치지 못하고, 학교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한 예산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운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정말 긴급하고 중요한 유지보수가 필요할 때에는 학부모들을 초청하여 자세히 설명을 한 뒤에 자발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교육을 위한 도구가 부족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교과서 및 공책과 필구도구 조차도 각자가 준비할 수 없는 형편이라 여럿이 함께 나눠쓰고 있어서 수업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선생님들을 위한 교육기자재가 너무 부족하고,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책이나 세미나 등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제가 집에 돌아오면서 함께 방문한 부룬디 목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좀 더 부룬디 교육환경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정리해서 아래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책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과서도 살 수 없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읽을거리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키룬디어로 된 읽기자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동화책부터 시집, 소설책, 백과사전 등등 어린이들 눈높이에서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실제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읽을거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둘째 선생님들을 위한 교육기자재가 많이 필요합니다.

세계지도, 지구본, 악보, 인체모형 등등 여러 가지 교육기자재가 있으면 수업이 훨씬 풍성해 질 것 같습니다. 부룬디의 교과서를 분석하여 그것에 맞는 교육기자재를 개발하는 일은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셋째 선생님들을 위한 재교육 세미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정교과서 자체 수준이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지적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수일 동안 집중 세미나를 열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것을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넷째 학생들을 위해 무료교과서 또는 저렴한 교과서를 공급하는 것은 어떨까요?

교육부에 확인을 해본결과 국정교과서에는 저작권이 없다고 합니다. 누구든 복사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국정교과서를 인쇄하는 영리 인쇄소는 한군데도 없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인쇄소가 한군데만 있습니다. 부룬디의 교과서를 (한국 또는 부룬디에서) 인쇄하여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나눠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섯째 현재 부룬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제 기준에서) 생각되는 것은 인터넷 접속을 보다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보다 넓은 세계를 보고 간접 체험을 할 수가 있습니다. 현재 부룬디의 경제 상황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직접 체험을 통해 정보를 습득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입니다. 따라서 간접 체험으로라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큰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읽을거리 부족현상도 해결할 수 있고, 교과서와 교육기자재의 부족현상도 해결할 수 있으며, 넓은 세계를 체험함으로써 도전정신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우리 어린이교육센터(Children Education Center)에서도 위의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사역의 방향을 재설정 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

http://www.facebook.com/cecinburundi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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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땅 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한상훈 남해연

http://africaburundi.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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